4화. 루프 안의 투자 — 기록이 최고의 알고리즘
“오늘은 왜 샀을까?”
이 질문을 하루만 늦게 해도, 답이 흐릿해진다. 감정은 증발이 빠르고, 기억은 왜곡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투자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냥 일기가 아니라, ‘디버깅 로그’였다.
프로그래머에게 로그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버그의 원인을 찾고, 실행 과정을 복기하며, 시스템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이터다. 투자도 다르지 않다.
🧠 투자 = 루프, 기록 = 로그
우리는 매일 비슷한 패턴으로 투자한다. “뉴스를 본다 → 종목을 본다 → 사고판다 → 후회한다.” 이건 일종의 루프다. 문제는, 이 루프에 학습 과정이 없다는 것이다.
루프는 반복이고, 로그는 학습이다. 기록이 없으면 반복은 진전이 아니라 맴돎이다.
그래서 나는 투자를 이렇게 정의하기로 했다.
while market_is_open: observe_market() if condition_met: trade() log(trade_result, emotion, reason) analyze_logs()
이 간단한 구조는 나의 투자 철학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거래보다 기록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 투자 로그를 남기는 이유
기록은 감정을 객관화시킨다. ‘이때는 두려워서 팔았다’ ‘뉴스를 보고 급히 샀다’ 이런 한 줄 기록이 반복되면, 그 안에서 패턴이 보인다.
이건 데이터 분석과 같다. 로그가 쌓이면 노이즈 속에서도 신호(signal)가 드러난다.
- 감정 로그 → 나의 심리 패턴 분석
- 매매 로그 → 전략의 일관성 점검
- 성과 로그 → 시스템 개선의 근거 데이터
즉, 로그는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디버깅하는 데이터셋이다.
📓 매매일지를 “프로그래머식”으로 쓰는 법
일반적인 투자 일지는 감정 위주지만, 프로그래머의 일지는 구조화되어야 한다. 나는 다음처럼 표준 템플릿을 만들어 쓴다.
| 항목 | 설명 |
|---|---|
| 날짜 | 거래일자 |
| 종목 | 매매한 주식/ETF |
| 진입/청산 사유 | 조건문 기반 이유 (ex: RSI < 30, MA20 하단) |
| 감정 점수 | 1~10점 (불안/욕심/평온 등) |
| 결과 | 손익, 재진입 여부, 교훈 |
이 표를 매일 채우면, 일주일만 지나도 놀라운 패턴이 보인다. 감정 점수가 높을수록 손실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된다.
🧮 체크리스트로 감정 제어하기
기록의 목적은 감정 통제다. 그래서 나는 매매 전·후로 다음 체크리스트 10문항을 자동으로 띄우게 해놨다.
매수 전 5문항
- 이번 진입은 정기 매수 루틴에 해당하는가?
- 단일 종목 비중 10% 이하를 지켰는가?
- 손절·익절 수치가 문서로 정해져 있는가?
- 뉴스나 루머가 아니라 데이터로 근거를 삼았는가?
- 오늘의 감정 상태는 7점 이상(흥분/불안)인가? → 그렇다면 매매 금지
매도 후 5문항
- 진입 이유와 청산 이유가 일치하는가?
- 감정 점수는 진입 시보다 낮았는가?
- 손절/익절은 미리 정한 규칙 안에서 이루어졌는가?
- 추가 매수나 평단 낮추기를 하지 않았는가?
- 오늘의 거래를 복기 메모에 기록했는가?
이 과정을 자동화하려면 간단한 조건문으로도 가능하다.
if emotion_score >= 7: print("매매 중단: 감정 과열 상태") elif not rule_confirmed: print("매매 중단: 계획 미비") else: execute_trade()
이건 단순한 코드지만, 감정 제어에선 놀라운 효과가 있다. 투자를 멈추는 것도 실행문이다.
🧭 루프는 나를 학습시킨다
투자는 매일 반복된다. 하지만 그 반복 속에서 배우는 사람과 맴도는 사람의 차이는 기록이다. 기록이 없다면, 매번 같은 실수를 다른 종목으로 반복한다.
기록이 있으면, 그 안에서 패턴 인식이 생긴다. 그리고 프로그래머에게 패턴은 자동화의 시작이다.
기록 → 인식 → 자동화 이 순서가 감정을 로직으로 바꾸는 여정이다.
🧠 정리 — 기록은 기억보다 정확하다
감정은 하루 만에 변하지만, 데이터는 변하지 않는다. 기록은 나의 투자 이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과정이다. 그 데이터를 쌓으면, 결국 나 자신을 학습하는 AI 같은 투자자로 성장한다.
이제 내 투자는 루프 안에서 돌아간다.
while True: plan() execute() log() learn()
그리고 매일 이 루프를 반복할수록 나의 버그는 줄어들고, 시스템은 조금씩 진화한다.
📍다음 편 예고:
이제 로그를 모았으니 데이터를 시각화할 차례다. 다음 화에서는 Python과 yfinance를 이용해 나의 투자 루틴을 자동화하고, 데이터로 감정을 분석하는 방법을 다룬다.
💡 요약 포인트 로그는 기억보다 정확하다. 투자 루프를 기록 루프로 바꿔라. 감정 점수를 데이터로 남겨라. 기록은 감정을 숫자로 바꾸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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